*유랑 화가와 관련해서 모던 그로테스크 타임스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글입니다. 여기에도 기록으로 남겨 둡니다.


안녕하십니까? 한아임입니다.
썰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저번 시간에 언급하기를, 이번 시간에는 제가 생각하기에 저의 글쓰기가 미스터리하지 않음에 대해 얘기하기로 했습니다.

이건 어쩌면 상대적으로 그렇습니다.
저한테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이 훨씬 미스터리해 보이거든요.

이를테면 버스 운전기사는 어떻게 그 큰 버스를 매일같이 운전한단 말인가? 참으로 신기하고요.
운동선수는 부상을 안고도 어떻게 훈련을 하러 간단 말인가? 조금만 피곤해도 운동을 건너뛰는 저에게는 기적처럼 보입니다.

어쩌면 본인이 습관적으로 하지 않는 일들이 실제보다 불가사의해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그 일을 매일 하는데도 말입니다.
타인은 매일 하는 일을 자신이 직접 해내는 데 필요한 근육(몸에도, 뇌에도)이 없어서 상상조차 어려운 게 아닌가 싶습니다.

Myelination(=수초 형성)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습관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한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신호를 보내기에 수월해지도록 뇌에 고속도로를 세우는 것과 같다고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서 아이돌들이 살벌한 스케쥴을 소화하고서도 복잡한 안무를 한 치도 틀리지 않고 해내고, 밤을 새운 외과 의사가 비몽사몽한 가운데서도 중요한 수술을 해낸다고 합니다.

뭐랄까, '척 하면 척', 이걸 가능하게 해준대요.
그래서 남들에게는 미스터리해 보이는 일도 척척 하게 된대요.

아무튼 제가 '미스터리하지 않다'고 함은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본다면...

수천 명 관중 앞에서 노래하는 사람도 있고
누굴 구하려고 불에 뛰어드는 사람도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일정한 시각에 지쳐도 아파도 출퇴근 인파에 합류합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그냥

1. 책상 앞에 앉는다.
2. 퉁타퉁타 키보드를 두드린다.
3. 끝.

다리를 설계하는 사람이라든지
우유를 포장하는 사람이라든지
새벽에는 지하철역 문을 열고 밤에는 잠그는 사람이라든지

이런 일에 비하면, 어렵다고 제 머릿속에서 생각할 뿐이지 실제로는 과하게 어렵다고 여기는 게 주제넘은 일인 것 같아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세상에 어려운 일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미스터리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하게 미스터리하게 여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무튼, 이런 형식의 얘기를 다음 주에도 할지말지 모르겠습니다.
할려고 했었으나...
관심이... 별로 없으신 것 같아서...
아니면 다들 얘기보다는 실천을 하느라 바쁘셔서...
실천이란 얘기보다 훨씬 아름다우니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만약 계속 '썰' 코너를 하게 된다면 다음 유랑 화가 회차 때, 아니라면...
어...

총총!